[종로,인사동] 관훈 미술관 뒷마당, 숨어있는 고요한 카페, 친구가 주는 편안함, 카페 분더바

2015. 5. 28. 17:51카페와 맛집/서울중구,종로,혜화

카페 분더바 _ 관훈미술관 곁 숨겨진 공간




우울한 날엔

우울한 마음을 가감없이 털어놓을 친구가 필요하다.

그렇지 않다면

우울한 마음을 달래줄 수 있는 편안한 공간이라도.

혹은 평소 좋아하는 음식이나, 디저트를 먹는다.

각자의 우울함을 달래는 방법은 다양하다.


봄이 찾아와

눈에 보이는 모든것들이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것 같은데

나만 그자리에 그렇게 홀로 서서

멈춰서있는것 같은, 아니 혹은 도태되는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봄날의 우울증이 유행하는 이유란다.

우울증이라고 딱히 나의 상태를 규정하고 싶지는 않았다.

나를 스스로 환자로 정의하고 싶진 않았기에.


그때의 우울함과 비슷한 우울함을 안고 지금 글을 쓴다.


조용하게 생각할 수 있는 공간.

그곳이 어디가 되었든.

편안함을 주는 공간을 찾고 싶었다.

낯설지만 편안함을 주는 공간.

위요가 있는 공간.

나를 둘러싼 모든것들이 너무 화려하거나 너무 완벽하지 않은

그런 공간.


그렇게 찾아가게 된 인사동의 관훈갤러리 1층, 작은 마당을 가진 카페 분더바.




초록초록 잎들이 싱그럽다.

그리고 아무렇지도 않게 조용히 자기 자리를 지키고 있는 카페 분더바.







그리고 그곳에 가면

내 사랑하는 친구가 있다.

물론 일요일에만. 말이다.





친구가 내려주는 커피를 마실줄이야.

내가 내려먹는 커피는 익숙하지만말이다.






카운터에 있는 컵 진열대가 마음에 든다고 이야기하였더니

저거 비싼거란다.





컵 진열장이 훌륭하지 않아도

컵이 이쁘니

멋진 그림이 나온다.




무심한듯 질서정연한 책상과 의자들.





약간은 어두운 조명과 달리

밝게 햇살이 드는 마당에서 담소를 나누고 있는 사람들.

초록초록 싱그럽게.





거꾸로 매어달려있는 와인잔들.

그리고 정갈하게 앉아있는 찻잔들.






한쪽 러프한 벽면 아래

빨간 토마토들이 보인다.




썬드라이 토마토를 만드는 중이라고 했다.

그런데

빨리 말리고 싶어서

라디에이터 위에 올려놓았다고.ㅎ

예쁘다 색감.





서로 너무 진지하지도 너무 가볍지도 않은 대화들을 주고 받으며

아직도 꿈꾸고 있는 우리들은

자연스럽게 미래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녀의 제안으로 선택한 크림치즈케익은 성공적이었다.

정말 맛있었다.






마음이 어려울땐

그저 조용히 글을 쓴다.

글을 그린다.


그러면 잠시 잠잠해진다.

그날도 그랬다.





별것아닌것같은 것들이 눈에 마음에 들어오기도 한다.




그냥 같은 공간에 있기만 해도

때론 친구란 존재는 위로가 되기도 한다.

그녀는 핀란드유학을 가야겠다고 이야기했고

나는 언제나 꿈꾸는 그녀가 멋지다고 생각했다.




인사동에서 조용한 카페를 찾는다면

분더바를 추천한다.


늘 조용한지는 사실 잘 모르지만.

너무 번화한 거리에 있지 않아서 좋다.

너무 화려하지 않아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