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10. 21. 01:05ㆍ카페와 맛집/강남,분당,판교,정자
첫눈에 반한 사람이 아닐지라도,
계속 볼수록 좋은 사람과 오래 만남을 유지할 수 있다.
카페도 그렇다. 첫느낌. 외관에서의 이끌림이 첫 걸을을 이끌긴 하지만.
계속 가고싶어 지는 카페에는 특별함이 있게 마련이다.
특유의 편안함이라던가, 혹은 편안한 의자라던가, 다시 잊지못할 커피의 향 혹은 맛이라던가...우울할때마다 생각나게 하는 디저트라던가.
아쉽게도. 이번에 소개할 카페는
첫 끌림은 너무나 강하게 다가왔지만. 이 끌림이 이번 한번으로 끝일 수도 있겠다고 생각하게 된 카페이다.
어찌 가는 카페마다 모두 맘에 들수 있겠냐만. 그래도 좋은 점들은 분명 있었으니. 포스팅하려 한다.
사실 우리 일행의 목적지는 이 카페가 아니었다.
이 카페 앞에 마주한 멕시코음식 맛집으로 이름난 훌리오(JULIO)였다.
역시나 인기가 많은 이 가게에 발을 들이기 위해서는 30여분 정도의 대기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데미타세가 대기석에 앉아있는 사이.
호기심 많은 포타필터는 눈길닿는데로 발을 옮겨 이리저리 돌아다니기 시작한다.
평소 조그만한 악세서리, 혹은 인테리어 소품같은 아기자기한것들을 보면 정신팔리는 터.
포타필터에게 방앗간 같은 곳이 바로 눈앞에 있었다.
카페 한켠의 빈 자리를 이용한 악세서리 플리마켓.
건물 한켠의 빈공간을 사람들을 북적이게 하는 이런 작은 이벤트 공간이 도시 골목골목에 생기를 불어넣는것 아닌가 생각했다.
그렇게 한참을 구경하고 대기시간이 끝나고 일행과 함께 맛있는 맥시칸 음식을 먹고 난후.
언제나 그랬듯, 함께 이야기를 나눌 카페를 찾기로 했다.
찾아 볼것도 없이. 카페 외관의 나무외장재 디테일에 감탄을 하던 데미타세와 포타필터는 자연스럽게 이곳
[바나나엔코]로 들어갔다.
요즘 데미타세의 관심사 중 하나는 어떻게 적은 비용으로 멋있는 전원주택을 설계할 수 있을까 하는것이다.
데미타세는 건축설계를 좋아하고 잘 한다.
부모님의 의뢰로 조만간 주택설계를 해야할 상황에 있기에 더더욱 그럴수 밖에 없다.
카페를 찾다가.
" 오빠. 나는 저렇게 나무외장재로 디테일을 살린 목조주택이 참 좋더라."
먼저 이야기를 건넸다.
자연스럽게 데미타세는 가까이 가서 목재를 만져보기도 하고 디테일을 보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목재로 외장재를 해도 될까. 아무래도 관리하시기가 쉽지 않을수도 있는데...
사진도 찍어보고..만져도 보고.
지나가는 사람들 눈엔 이상한 사람들로 보였을수도 있겠다 싶다.
"이렇게 창문이 훤하게 열리는것도 너무 좋지 않아??
사실 그렇게 비싼 재료를 쓴것 같지도 않은데...그치?"
그렇게 이야기를 나누다.
여기에서 커피마시자!
하고 들어가게 된 바나나앤코.
과연 커피맛도 그렇게 매력적이길 바라면서.
카페를 들어서기 위해서 반층정도 계단을 올라서야 하는데.
그 계단 끝 입구에 위치한 이 조명이 너무 강인한 인상을 남겨줬다.
지금도 이 조명만 기억에 남는듯하다.
일반적인 조명을 마치 거대한 거미처럼 만들어 놓은 조명.
이걸 보는 순간에도, 나는 아 전기세가 많이 나오겠다...뭐 이런.
이건 에너지 낭비 아닌가? 뭐 이런..
직업병인건가.
사실 예쁘지 않았다.
미의 기준은 저마다 다를 수 있기에.
나는 그저 나의 미의 기준에서 말하는 것이므로 혹시나 이 조명을 굉장히 마음에 들어하신 분이 있다면 노여워 마시길 바란다.
(뒤늦게 이게 바나나를 상징한다는것을 알았다....이게??;;)
1층으로 들어서면.
입구에만 있는게 아니라.
저 조명이 이곳저곳에.......!!!!
조금 무섭다.
여기 컨셉은 스파이더맨인가? 하며.
1층을 둘러보고 2층으로 향했다.
방금 외관에서 봤던 그 창이 열려있는 그곳에 앉고싶었기에.
외관에는 나무재질로 따듯한 느낌을 줬다면
오히려 내부엔 철제 프레임 혹은 철재 의자를 사용해
조금 차가운 느낌의 공간으로 느껴졌다.
내부 마감도 깔끔하기보다는
무언가 마감을 덜 끝낸.
사실 세련된 느낌은 받지 못했다.
역시나 보이는 저 조명이 가장 압도감을 준다.
마침 창이 열려있는 저 자리는 비어있었기에
냉큼 가서 자리를 차지했다.
이유를 알았다.
날이 추워져서
저 자리가 꽤 추웠다.
더군다나... 모기 몇마리의 공격도...^^;
그래도 앉기로 했다.
나는 커피맛이 증명되지 않은 카페를 가면
늘 바닐라 라떼를 마신다.
커피원두가 맛있지 않으면 아메리카노나 카페라떼, 카푸치노는 만족스럽게 마실 수가 없다.
바닐라 라떼는 맛없는 커피맛도 바닐라 시럽이 감춰주기에.
웬만하면 정말 너무 달지 않거나 거품이 텁텁하지 않다면 만족하고 마신다.
달달함이 필요한 날엔 더더욱.
날이 많이 쌀쌀해 진탓에.
따뜻한 바닐라라떼를 주문했다. 가격은 5,800원.
커피만 마시기엔 이야기의 안주거리가 필요했기에.
웬지 이집의 가장 상징적인 디저트이겠구나 싶은 바나나브래드 푸딩과
레드벨벳케잌을 추가로 주문했다.
커피맛을 보기 전,
일행중 동생의 오로라 하나를 보기 위해 캐나다를 다녀온 여행이야기를 들었다.
언제들어도 여행이야기는 설렌다. 그저 기분이 좋다.
오로라. 말만들어도 설레는 단어인데
사진까지 보여주며 그 감동을 설명해주니
나도 언젠가는 오로라를 내 눈으로 볼 수 있겠지 기대하게된다.
동생은 다시 한번 더 가겠노라고 이야기했다.
정말 멋진 장관을 보고온 사람들은 하나같이 이야기한다.
사진은 절대 그것들을 완전하게 담아내지 못한다고. 눈으로 보지 않으면 그 감동을 절대 알지 못한다고.
여행을 해야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사진으로 다 담을 수 없는 감동을
눈으로 직접, 두발로 직접 맞이해야 알수 있으므로.
그렇게 이야기를 하다가.
맞이한 바나나 퐁듀와 레드벨벳케익.
바나나브레드 푸딩, 3,800원.
비쥬얼은, 바나나 머핀인가? 하고 생각하게 했다.
스푼으로 한입 떠먹었을땐
응?
바나나맛인가? 무맛인가?
어찌말하면 건강한 무언가 첨가되지 않은 맛인듯 했고
어찌말하면 어떠한 맛도 잘 느껴지지 않는 포인트가 없는 맛이라 할까.
세명 모두
몇입 먹다가 스푼을 내려놓았다.
그리고 비싼 케익.
한조각. 레드벨벳케익
사실 포타필터는 단음식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케익도 담백하면서 달지않은 생크림이올라간 케익 정도를 좋아한다.
그런데 사실 케익이 달지않으면서 맛있기는 정말 쉽지 않다.
이 케익은.
달지는 않았지만.
왜 이 가격을 하는지 납득할 수 없었다.
가격은 7,500원
아무래도 강남이라는 입지가 주는 자릿세의 영향인건가.
혼자 곰곰히 생각을 하게 했다.
첫인상 만큼
강한 인상을 남겨주지 못했지만.
시끄러운 강남 한복판에서
대화할 수 있는 공간이 되어준것으로 만족하며
카페를 나섰다.
이곳은 꿀자몽이 유명하다고 해요.
혹시 방문하신다면 꿀자몽을 맛보시길 조심스레 권해봅니다.
카페의 위치는 아래 지도를 참고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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