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10. 21. 22:11ㆍ카페와 맛집/강남,분당,판교,정자
어떤 음식점을 다녀오면 정말 만족스럽다고 표현하게 될까.
정말 음식이 기가막히게 맛있는데 분위기가 좋지 않아.
분위기는 기가막히게 좋은데 음식맛이 아쉬워.
음식이 아주 맛있지는 않지만 적당하고 가격도 합리적이야.
저마다 생각하는 맛있는 식당, 기분좋은 레스토랑의 기준은 다르다.
기회가 된다면 주변 친구들이나 동료들에게 묻고싶다.
그 기준이 저마다 다르듯이. 어떤날에는 정말 맛있는 좋아하는 음식이 있는 레스토랑을 가고싶은가 하면
맛은 조금 덜하더라도,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을 가고싶을때가 있다.
특히나 특별한 날을 맞이하는 여자들의 마음은 대부분 그렇지 않을까.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에 앉아있으면 웬지 나도 분위기 있는 여인이 된것같고 때로는 앉는 자세도 달라지기도 하니까.
여자는 참 분위기에 약한 동물인듯 하다. 나역시 그런 여자다.
사무실에서 집으로 오기위해 들르는 잠실역.
더군다나, 석촌호수에 뜬 커다란 노란오리 한마리 덕분에 석촌호수 일대는 평소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고 있는 요즘이다.
분위기있는 레스토랑도 갈겸, 커다란 귀요미 노란오리 한마리도 볼겸.
러버덕(Robber Duck)이 석촌호수에 온 첫날이기도 했던. 그날
특별한 날을 맞은 우리의 식사는
분위기 있는 곳으로 하기로 하고 장소를 정했다.
그의 폭풍검색으로 찾아가게 된, 이미 잠실에선 유명한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 [비스트로 엘, Bistro L] 이다.
정말 맛있는 음식을 먹으러 갈까
아님 좀 분위기 있는 레스토랑으로 갈까
한참을 고민했다.
해물을 무척이나 좋아하는 나로선,
진짜 제대로된 해물음식을 먹으려면
분위기는 포기하는게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이내.
그래도 좋은날인데.
그래도 분위기있는 레스토랑으로 가자. 하고서.
그의 안목을 믿어보기로 하고 잠실, 석촌호수 근처 이탈리안 레스토랑 비스트로 엘 로 향했다.
레스토랑에서 호수가 바로 보이지는 않지만,
레스토랑에서 길 하나를 건너면 바로 석촌호수가 있다.
식사를 하고 노란 거대오리를 만나러 가기로 했다.
한켠엔 피아노가 있다.
이곳에서 종종 연주도 하고 그런가보다.
우리가 찾아간 날은 평일이어서인지 연주는 없었다.
피아노를 전공한 언니를 둔 덕에 웬만한 피아노 연주에 놀라워하지 않는 나로선 그리 아쉽지는 않았다.
아마 언니가 저 피아노를 봤다면 분명 한마디 했을터
조율은 잘 되어 있나? 하고.
연주되지 않는 피아노일지라도
한켠에 자리잡고 있는 그랜드 피아노는
존재만으로 분위기를 로맨틱하게 만들어주는 능력이 있다.
그래서 남자들은 피아노 연주하는 여성들을 그렇게 좋아하는 것일까?
이 레스토랑에 들어섰을 때 가장 마음에 들었던 뷰이다.
먼저 꽤 높은 천정고 덕분에 어두운 공간이 전혀 답답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한쪽벽에 조각조각 모양난 거울들은 레스토랑 내부를 반사시켜 수평적으로도 더 넒은 공간인듯한 느낌을 주었다.
동시에 천정의 조명을 반사시켜 한층더 분위기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줬다.
인테리어 잡지나, 웹 매거진들을 보면서 느끼는건,
인테리어에서 조명이 얼마나 큰 역할을 하는지 하는 생각이다.
인테리어의 완성은 조명이라고 이야기하는 이유를 알것도 같다.
이곳은 지나치게 화려한 샹들리에대신
나무가지가 천정에 매어달리어 그 나무가지에 둥근 조명 하나하나가 마치 그 나무의 열매인양 달려있는
조금은 재미있는 조명이었다.
꽤 높은 천정고를 가진 공간에
시선은 연결시켜주면서 공간은 분리된듯한 느낌을 줄 수 있는
나무기둥을 파티션 용도로 사용했다.
폐쇄적이지 않으면서도 인접한 테이블의 사람들로 인한 불편함은 좀 덜어줄 수 있는 방법이다.
미리 예약해놓은 창가 자리에 앉았다.
창밖으로 할로겐 등이 나무가지를 따라 빛을 밝혀주니
더욱 분위기 있다.
특별한 데이트에 빠지면 아쉬운 꽃.
특히나 꽃을 너무나 좋아하는 1인으로서
그의 손에 들려있는 파란색 장미는 참 반가운 선물이다.^^
테이블매트는 과하지 않은 대나무 느낌의 발 같기도 하다.
테이블 세팅은 기본적인 이탈리안 레스토랑의 그것과 별 다르지 않다.
사실 사각모양의 하얀 접시는 조금 촌스러운 느낌도 없지않아 있었지만.
이런날엔 괜히 칵테일 한잔 마셔주고 싶은법.
그가 추천해준 피나콜라다를 마시기로 하고.
엄청 아름다운 비쥬얼을 자랑하며 나타날것이라 생각했던 피나콜라다는 내 상상과는 달리
너무나 밋밋한 얼굴을 하고선 당당하게 나타났다.
맛없었으면 조금 기분나쁠수도 있었겠지만. 다행히 맛이 좋았다.
꽤 알콜도수가 있는듯해서 많이 마시지는 못했다.
식전빵. 마늘바게트와 발사믹식초와 올리브오일.
메인 메뉴를 많이 먹기위해 본인은 식전빵은 건너뛰었다. 이 두조각의 마늘바게트는 전부 그의 몫.
메인 식사 메뉴중 피자종류의 하나인 토마토소스 깔조네 피자를 주문했다.
마침내 나타난 깔조네 피자는 마치 속이 빵빵하게 들어간 엄청난 크기의 군만두 같은 모양을 하고서 나타났다.
동그란 나무도마모양의 플레이트에 한켠엔 소박한 샐러드를 곁들인 모습이다.
피자와 샐러드 양에 비하면 플레이트가 과하게 큰 감이 있다.
지난 추석때 손으로 빚었던 만두가 계속 생각이 났다.
^^
요리재료의 싱싱함에 자신있는 음식점들은 간을 과하게 하지 않는다.
깔조네 피자의 맛은 다른 여느 피자들보다는 순한 맛이었다.
속에 들어가는 새우와 버섯들도 씹힐때 식감이 꽤 좋았다.
다만 치즈를 좋아하는 나로선 쭉쭉 늘어나는 치즈가 조금만 더 들어가면 좋았겠다 싶었다.
우리의 두번째 메뉴는 만조크림파스타.
토핑으로 올라가는 구운 소고기가 꽤 푸짐하다.
맘에 드는 포인트!
사실 크림파스타는 나보다 그가 좋아하는 메뉴.
그래서 나는 죠 위에 올라가있는 고기들을 해치웠다.
크림소스가 너무 진하거나 느끼하진 않았던걸로 기억한다.
무난한 맛의 만조크림 파스타.
그렇게 음식을 먹고, 그가 계산을 마치는 동안 여느때처럼 내부 공간을 사진을 찍고 있으니.
중년의 인상좋으신 지배인처럼 보이는 분께서 두분 사진을 찍어드리겠다고 하신다.
사진찍으면 사진이 잘 나온다는 지점까지 알려주시며 서보라고 하셔서 어색한 웃음을 지으며 사진도 남겼다.
궂이 이곳에 공개하지는 않겠다.
마지막까지 친절하게 레스토랑 문을 열어주시며 오늘부터 석촌호수에 노란 오리가 온다고 집에 가시는 길에 들러서 보고 가시라며.
환하게 웃으며 이야기 해주신다.
진짜 서비스 정신이란 이런것입니다. 하는 느낌의 직원분 덕분에 마지막까지 좋은 인상으로 남을 수 있었던 비스트로 엘 이다.
우리의 계획대로.
석촌호수위에 떠있는 거대 오리 러버덕을 보기위해 석촌호수를 한바퀴 거닐기로 했다.
멀리서 보기에도 어마어마한 크기를 자랑하는 노란오리.
참 별것아닌 생각인데. 어쩌면 정말 별것아닌 아이디어인데. 라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정말 별것아닌 것같은 그것으로 아이들과 어른들 모두의 발걸음을 이끌도록 했다는것은 더욱 대단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아파트 8~9층 정도의 키와 몸무게만 1톤인 러버덕.
석촌호수에 11월 14일까지 있다고 하니. 기회가 되면 저녁산책겸 한번 들러보는것도 좋을것같다.
비스트로 엘의 위치는 아래 지도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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