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1. 22. 15:19ㆍ카페와 맛집/강남,분당,판교,정자
여자 서른.
하나 둘 혼자의 삶을 정리하고
둘이 하나가 된다는 결혼.
어떤이는 천국이라 표현하고 또다른 어떤이는 지옥이라 표현하기도 하는
새로운 삶의 시작을 알리는 소식들이 전해져 온다.
결혼 준비다 뭐다 이래저래 준비과정담을 들어보면 이건 마치 어마어마한 전쟁을 진행중인 무용담 같기도 할 만큼.
엄청난 에너지가 소요되는 엄청난 일임엔 분명하다는 생각이 든다.
예비신부는 친구들을 모아놓고 예비 시댁의 분위기, 상견례시간의 긴장됨, 한고비 한고비 넘길때마다의 그 생생한 감정들을 나누고 싶어한다.
예비신부에게 있어 다른 무엇보다 흔들리는 그리고 불안한 그 마음을 진정시켜주는 친구들의 한마디 공감과 위로가 필요할지도 모르겠다.
그 과정이 행복하든 행복하지 않든 누구나 불안할것 같다. 물론 그건 예비신부의 평소 성격과 성향에 따라 다르겠지만.
결혼 준비과정에서 예비신부가 마치 공주가 된 듯한 느낌을 맘껏 누릴 수 있는 시간이 바로 웨딩촬영이 아닌가 싶다.
요즘은 작은 결혼이다, 실속있는 결혼이다 해서 사실 웨딩촬영을 생략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는 추세이긴 하지만,
태어나 그렇게 다양하고 이쁜 드레스를 입은 나를 전문 포토그래퍼가 헌신적으로 카메라에 담아주는 경험을 언제 다시 해보겠나 싶어 쉽게 포기하지 못하는 항목이기도 하다.
결혼하기 전의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아름답게 남기고 싶은 이유에서라도 포기하기가 쉽지 않다.
한국의 결혼 문화에서 신부의 웨딩 촬영에 신부의 가장 친한 친구가 와서 촬영하는 시간 내내 전문 포토그래퍼 장비가 아니어도 집에 있는 좋은 카메라나, 혹은 핸드폰으로 그 과정을 담아주는게 또 한번 신부의 인맥을 자랑하는 시간 및 우정을 다지는 시간이 되기도 한다.
신부의 친구들은 그날 오로지 친구인 신부를 위한 들러리가 되어주는 것이다.
촬영하는 시간동안 이쁘다 너무예뻐~ 하며 추임새를 넣어주는것 역시 감성 충만한 예신 친구들의 몫이다.
그래서 본인도, 절친인 예비신부를 위해 피곤한 주말, 휴식을 반납하고 웨딩촬영의 메카 청담동을 다녀왔었다.
친구의 예비남편은 드물게도 신부보다 사진찍히는걸 더 좋아하는 아주 외향적인 분이셨기에 분위기가 더 유쾌한 촬영이었다.
이렇게 예비신랑의 꽃단장한 웨딩촬영날 휴식을 반납하고 와준 신부들의 친구들에게 근사한 혹은 마음을 담은 저녁식사를 대접하는것이 또 하나의 문화인지라, 우리도 감사한 마음으로 식사자리에 참석했다.
신사동 가로수길엔 아마 그런 연유로 식사를 하러오는 테이블이 많을것이라 생각된다. 가로수길 [Aprl Market] 시금치 피자를 비롯한 즐거운식사를 마친후 대화가 더 고픈 우리들은(예신, 예랑, 신부친구2명) 근처 조용한 와인바를 찾았다.
예신님보다 오히려 예랑님이 와인을 즐겨하신다는 친구 커플은
지난 친구의 생일날 예랑님이 사들고온 와인이야기를 나누며 깔깔거리며 와인바로 향했다.
바로 그곳이 이곳 오늘포스팅 하는 [M'ama Non M'ama] 라는 곳이다.
지금 포스팅 하는 이 와인바로 오기 바로 직전,
사실 지하에 있는 독특한 포스의 와인바를 가려고 했으나. 조금은 융통성없는 아주 깐깐한 여 사장님의 포스에 발길을 돌려 이곳으로 향했다.
분위기도 훨씬 마음에 들었던 조용하고도 친절했던 와인바 포스팅을 시작한다.
앞서 갈뻔 했던 와인바에서의 또하나의 문제는 마땅치 않은 주차장소 문제도 있었는데,
이곳은 와인바 바로 앞마당에 주차를 할 수 있어서 이 역시 잘 선택했다 싶은 부분이었다.
와인바의 외관은 옅은 노랑색의 벽이었고, 입구쪽엔 인조잔디를 바닥에 깔아놓아 겨울이었음에도 파릇파릇한 느낌을 들게 했다.
전면에 있는 나무통 위에 진열되어있는 와인병과 꽃은
이곳의 분위기를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상징적인 의미라고 생각했다.
간판이 아닌 외벽에 씌여진 빨간 귀여운 글씨체의 상호도 다른 와인바와는 다르게 친근감을 줬던 것 같다.
이곳 와인바는 반층정도 지상층 높이보다 낮게 있었다.
그래서인지 더 조용하면서도 아늑한 느낌이 들었다.
아마도 적당한 조명과 적정크기의 창, 그리고 아늑한 분위기 덕분이었으리라 생각된다.
창밖으론 야외 테이블도 있으나
이날은 파카를 입어도 추운날이었으므로,
우리는 따뜻하고 조용한 실내 테이블로 자리를 정했다.
사실 아주 화려한 인테리어이거나, 세련된 소품이 있다거나 그런 느낌은 아니었지만,
친구의 예비신랑과 함께한 첫 와인자리이다 보니
그런것들은 오히려 별로 중요하게 다가오지 않았던것 같다.
지금 기억엔
조용했고
아늑했고
따뜻했고
화기애애 했던
그 분위기만이 어렴풋이 남아있다.
조용히 대화를 나누기에 참 좋은 장소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하나 인상깊었던 포인트는.
벽에 그려진 그림.
벽화 였다.
벽 한켠을 채우는
색감있는 그림들.
이미 저녁을 과하게 먹은 우리는 간단한 안주를 시키기로 합니다
와인 한병과, 메론 위에 스페인 돼지고기 하몽이 올라간 죠 안주.
그리고 기본으로 나온 크렌베리가 곁들여진 크림치즈와 비스킷, 그리고 견과류 플레이트.
음..사실 저는 하몽은 내 스타일은 아니었다.
너무 짜기도 했고 비리기도 했고
그런데 저게 또 한번 빠져들기 시작하면 매력적인 돼지고기라면서.....
저는 그냥 달달한 메론과 짭쪼롬한 블랙 올리브가 좋았다.
그리고 향이 풍부했던 덕판드(Duck Pond) 와인.
가격은 한 병에 48,000원 정도였던것으로 기억한다.
드라이한 와인이었지만 그렇다고 너무 드라이 하지도 않고 무엇보다 향이 풍부해서 좋았던 미국산 와인이었다.
평소 드라이한 와인보다는 스윗한 와인을 좋아하는데
이 와인은 드라이함이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와인이었다.
급하지 않게
한모금 한모금 그 사이사이 대화를 나누다 보니
한병을 다 마시고.
우리의 모임을 그렇게 끝이 났다.
지금도 여전히 결혼 준비로 바쁜 사랑하는 친구.
앞으로 하루하루 더 행복해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 포스팅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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