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나만을위한 커피공간, 홈카페 Do It Yourself

2014. 11. 8. 15:59키작은풀의 리빙코드/도림동 306호







홈카페 Do It Yourself


나만의 공간이 생긴다면 가장 먼저 하고싶은것이 무엇인가 묻고싶다.

아무도 방해하지 않는. 아무도 간섭하지 않는. 

나만을 위한 공간이 내게 주어진다면.


어렷을적부터 삼남매의 가운데에 끼여 자란 나에겐 나만의 공간을 가지기까지는 너무나오 오랜 시간이 걸렸다.

어렸을적엔 나만의 방을 가지지 못했고, 고등학교때는 집과 떨어진 타지생활로 기숙사라는 공동생활을 해야했으며,

대학시절엔 자취생활을 하면서도 월세를 혼자 감당하기에 역부족이었기에 늘 친구와 함께 공간을 사용했었다.

그래서 그렇게도 나만의 공간을 가지지 못한게 한이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이 많고 많은 회색 콘크리트 건물들 가운데 정작 나만을 위한 한평의 공간도 내게 주어지지 않는다는 것이 불만스러웠다. 대학을 졸업하고 대학원 생활을 하는 동안에도 사정은 달라지지 않았다.

내 공간을 내 취향대로 꾸미는것은 내겐 사치스러운 일이었다. 공간 자체를 가지지 못한자가 어찌 내 공간을 꾸밀 꿈을 가지겠는가.


얼마전, 감격스럽게도. 아주 늦은감이 있지만. 정말 감사하게도. 내 공간이 생겼다.

내 스스로 월세를 내야하는 부담이 매달 11일이면 찾아오겠지만. 그 부담감 보다는 나만의 공간이 생겼다는것에 더없이 행복했다.

피곤한 몸을 이끌고 집에 들어왔을때, 내가 아니면 이 공간의 고요함을 깰 수 없다는것이 나에겐 너무나 크게 다가왔다.

불꺼진 방에 홀로 들어오는것이 외롭지 않냐고 더러는 물었지만. 나는 그 외로움을 느끼기엔 내게 찾아온 나만의 공간이라는 자유가 아직은 너무다 좋다.

무엇보다 그 무엇이든 내가 하고싶을때 자발적으로 움직이고 결정할 수 있다는것이 참으로 내겐 선물같다.

내가 먹고싶을때 먹고, 설겆이 하고싶을때 하고, 씻고 싶을때 씻고, 청소하고 싶을때 청소하고, 누워있고 싶을때 누워있고, 음악을 크게 틀고 싶으면 틀고, 밤이 아주 늦은시간 까지도 불을 켜고 끝내야만 하는일을 타자소리 탁탁 내면서 작업할 수 있고,,,, 내게 한꺼번에 주어진 자유가 너무나 많다.

이글을 읽는 누군가는 너무나도 당연하게 생각했을 자유가 내게는 이제까지 없었다. 


그런 내가 내 공간이 생겼을때 가장 하고 싶었던 일.

내 공간안에서 또다른 나만의 공간을 가지고 싶었던 그것. 바로 다름아닌 홈카페(Homecafe)이다.


나는 커피를 아주 좋아한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한잔의 커피가 만들어지기까지의 일련의 그 과정 자체가 내게는 너무나 즐겁다.

핸드밀로 갓 로스팅된 신선한 원두를 갈고, 원두를 가는동안에 홀빈이 분쇄되면서 올라오는 원두의 향기.

분쇄된 원두를 드리퍼 혹은 모카포트에 담을때.

그리고 가장 좋은순간은 신선한 원두가 물을 만났을때 살아 숨쉬는 그 순간이다. 

마치 반죽된 밀가루가 오븐에 들어가 뜨거운 열을 만났을때 부풀어 오르듯이 신선한 원두는 분쇄된 입자 사이사이로 가스를 분출해 낸다. 

그 순간에 느낄 수 있는 살아있는듯한 원두의 젖은 향기가 나는 참말로 좋다.

비로소 완성된 한잔의 커피를 미리 뜨거운 물로 데워둔 예쁜 잔에 담아 해야할 일을 하면서 혹은 책을 읽으면서 마시는 그 순간까지.

아니 커피를 다 마시고 난 후의 순간까지 남아있는 공기안의 커피의 잔향까지. 

그 모든 과정이 내겐 너무나 소중하다.

더욱이 내가 좋아하는 내 사람들에게 내 정성이 가득담긴 커피한잔을 내려주고, 그 커피를 맛본 내 사랑하는 사람들의 입가에 미소가 지어질 때.

그 순간이 정말 행복하다.



그래서 늘 꿈꿨었다.

나만의 공간이 생기면 가장먼저 아기자기한 나만의 작지만 실속있는 홈카페를 꾸미고,

내 정성이 담긴 커피를 대접하고 싶은 사람들을 초대해서 

함께 커피향기 가득한 공간에서 담소를 나누는 것.

어찌보면 소박할지 모르겠지만.


내가 꿈꿨던 내 공간이다.


별것 아닐지 모를 그러나 또다른 누군가에겐 작은 소망일 수 있는 홈카페 만들기

지금부터 그 모든 과정을 함께 나누려고 한다.


어떠한 질문과 궁금증에도 즐거운 마음으로 나누어 줄 의향이 있으니 편안하게 댓글 혹은 문의 해주시면 좋을 것 같다.


이 공간이 함께 꿈꾸고 함께 그 과정을 나누는 소통의 공간이 되길 진심으로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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