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한 날의 일기

2016. 7. 26. 12:26하루일기

누군가가 내가 어서 한발짝 더 뒤로 물러나

절벽에서 떨어지기를 기다리고 있는 것 같은

그런 기분이 드는 날이다.


혼자 밥을 먹기엔 여전히 쓸쓸하고

따뜻한 홍차한잔이 마시고 싶었다


애초에 엄마가 차려주시는 밥상을 바라지 않고 살아왔다

엄마가 차려주시는 따뜻한 밥상에 대한 이미지도 내겐 없다

지쳐서 집에 들어가면 입을 다문다


우연히 들른 작은 카페에서는

엄마가 차려주는 밥상은 비록 아닐지라도

정성 가득한 홍차한잔에

홍차를 준비하는 그 마음이 내게 닿은것만 같아서

괜시리 혼자 마음이 뭉클했다


마음으로 일하는 사람이구나

말한마디 참 정성스레 건네는 사람이구나

장사는 마음으로 하는거구나

라는 생각이 들게 했다


케익을 주문하면 제철 과일을 함께 드려요 하며

웃으며 노란 작은 접시에

구름같은 생크림위에 단면이 곱게 그려진 키위를 몇조각 담아주셨다


장염을 앓고 있어 먹을 수 없단 말은

차마 그 친절한 얼굴에 할 수가 없었다


평소같았으면

홍차라떼의 달달함이 불편했을텐데

오늘은 어쩐지

그 달콤함이 내가 그리워했던것 같은 느낌이었다


고맙습니다


마음 한상 잘 받았습니다







국수가 먹고 싶다


사는 일은

밥처럼 물리지 않는 것이라지만

때로는 허름한 식당에서

어머니 같은 여자가 끓여주는 

국수가 먹고 싶다


삶의 모서리에 마음을 다치고

길거리에 나서면

고향 장거리 길로

소 팔고 돌아오듯

뒷모습이 허전한 사람들과

국수가 먹고 싶다


세상은 큰 잔칫집 같아도

어느 곳에선가

늘 울고 싶은 사람들이 있어


마음의 문들은 닫히고

어둠이 허기같은 저녁

눈물자국 때문에

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사람들과

따뜻한 국수가 먹고 싶다


_이상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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